『나의 왼발』을 보고… Down
하지만 한 장애자의 완벽한 인간 승리의 감동을 그린「나의 왼발」이라는 영화는 나의 이런 장애자에 대한 단순한 나의 측은함, 가엾음을 거대한 존경과 경외감으로 바꾸어 놓기에 충분한 영화였다. 이 영화의 주인공인 크리스티 브라운은 1932년 아일랜드에서 22명의 자녀 중 열 번째로 태어나 1981년 식사 도중 음식이 목에 걸려 49세의 나이로 숨진 사나이로 선천성 뇌성마비로 태어나 일생을 그 고통 속에 살았다. 영화속에서 크리스티는 단순한 장애인이 아니고 자신의 사지 중 유일하게 신경이 살아있는 부분은 왼발밖이며, 이 왼발을 사용하여 그림을 그리고 글을 썼다. 그러나 장애자로서가 아니라 당당히 객관적인 평가에 의해서도 1급 소설가이자 시인, 그리고 화가로 명성을 날리고 게다가 멋진 사랑까지도 하면서 살아가는 내용의 영화이다. 영화속에서 주인공인 크리스티 브라운은 처음에는 물론 좌절감, 상실감에 빠져 힘들어 하지만 점점 생활에 익숙해지면서 나중에는 성공하게 된다. 이런 내용은 흔히 “해피엔딩” 이라고 부르는 너무 뻔한 내용이라는 걸 알고 있다. 하지만 그 뻔한 내용의 다른 영화들보다 이 영화는 내게 특별한 의미를 주었다. 아직도 나의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는 한 장면이 있다. 어쩌면 내가 이 장면에서 가장 감동을 받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주인공의 가족들이 모인 거실에서 왼발의 발가락에 분필을 끼우고 마루바닥에 `mother` 이라는 단어를 쓰는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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